메가스피드, 20억 달러 AI 칩 논란… 수출 규제의 빈틈?
싱가포르의 Nvidia AI 칩과 관련된 20억 달러 스캔들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미국은 Megaspeed의 위반 혐의 조사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이 스캔들이 글로벌 AI 칩 시장에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 엔비디아 주요 고객사, 대중국 수출 통제 우회 의혹으로 조사
- 동남아시아를 둘러싼 국제 기술 규제 경쟁 심화
10월 10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싱가포르와 미국의 규제 당국이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사인 메가스피드가 미국의 대중국 AI 반도체 수출 통제망을 우회했다는 의혹으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안은 동남아시아를 경유한 AI 칩 수출 통제의 사각지대가 드러났다는 점에서 국제 기술 패권의 긴장감을 한층 고조시키고 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메가스피드는 말레이시아 자회사를 통해 약 20억 달러 규모의 엔비디아 AI 칩을 매입, 이를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데이터 센터에 설치하고 중국 고객이 원격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 당국은 이러한 방식이 자국의 기술 통제 정책을 교묘히 회피한 사례로 간주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자체 조사에서 메가스피드의 위법 행위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으며, 이 회사가 허가 받은 범위 내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024년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이 말레이시아 데이터 센터를 실사하는 과정에서 확인된 사용되지 않은 GPU 다량 보관 물량이 재수출을 목적으로 한 것일 가능성이 지적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메가스피드 조사는 단순히 개별 기업의 법적 문제를 넘어, 미국과 중국 간 AI 기술 패권 경쟁에서 동남아시아가 우회 경로로 부각된 상황을 조명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의회는 반도체 수출 규제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칩 보안법 제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새로 입안된 칩 보안법은 고성능 AI 칩에 위치 추적 장치를 의무적으로 포함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반도체 제조사가 제품의 최종 사용자와 사용처를 투명하게 관리하도록 하겠다는 의도로, 의회는 이를 통해 대중국 기술 통제의 실효성을 대폭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당 법안은 초당적 지지를 기반으로 한 신속한 입법 추진이 예상되고 있으며, 글로벌 기술 산업에 새로운 규범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동남아시아 국가들 역시 규제 강화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7월부터 AI 칩 수출에 대한 사전 허가제를 시행하며 자국 내에서 이뤄지는 불법적인 칩 유출을 차단하고 있고, 싱가포르 역시 AI 칩 우회 공급 망의 중심지로 활용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반면, 중국은 이에 대응해 엔비디아의 고사양 칩 수입을 줄이고 저사양 칩 수입 비중을 높이며 시장 대응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이번 조사 사례는 미국이 기술 패권을 강화하기 위해 AI 칩 수출 관리 및 디지털 감시에 더욱 힘을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상황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에게 새로운 규제 준수 비용 증가와 생산 전략 변경의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