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복원: 이란과 국제사회 갈등의 격화

• 유엔, 10년 만에 대이란 제재 복원. 영국·프랑스·독일(E3)의 스냅백(자동 복원) 발동과 이란의 협력 거부가 주요 원인.
• 이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협력 중단 및 강경 입장 시사. 국제사회의 반응과 제재 영향 주목.

28일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각) 유엔 안전보장이사회(UNSC)는 2015년 체결된 이란 핵합의(JCPOA)를 이란이 위반했다는 영국, 프랑스, 독일(E3)의 주장에 따라 대이란 제재를 공식 복원했다고 밝혔다. 제재 재개는 E3의 '스냅백'(자동 복원) 발동 절차 종료와 유엔의 자동 승인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E3는 이란에 대해 미국과의 핵 협상 재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 사찰 전면 허용,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에 대한 해명 등을 요구했으나, 이란은 이를 전면 거부했다. 이에 따라 총 30일의 유예기간이 만료된 이날부터 대이란 제재가 다시 발효됐다. 이번 제재 조치는 재래식 무기 금수, 탄도미사일 활동 제한, 우라늄 농축 및 재처리 금지 등 광범위한 내용을 포함하며, 이란에 경제적, 군사적으로 심각한 압박을 가할 전망이다.

특히, 국제사회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입장이 주목받고 있다. 26일(현지시각),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러시아와 중국이 공동으로 제출한 "제재 복원 6개월 연기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찬성 4표, 반대 9표, 기권 2표로 부결됐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란 제재가 자칫 역내 평화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으며, 이는 이란에 대한 강경 제재를 지지해 온 E3 및 미국의 입장과 크게 대조된다.

한편, 이란 정부는 유엔의 이러한 결정을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 연설에서 제재 복원이 "불공평하고 불법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한 "미국이 먼저 핵 합의를 탈퇴하며 협상의 기반을 무너뜨렸다"고 지적하며, 미국과의 대화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는 고려하지 않겠지만 IAEA에 대한 협력을 축소하는 방안은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유엔의 제재 복원 결정은 이란의 외교적 고립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이란 내부에서는 강경파와 온건파 간의 긴장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00시 기준(UTC), 주요 암호화폐 시장은 이란 제재 복원 발표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BTC)은 코인마켓캡 기준 24시간 거래량이 3.2% 증가하며 현재 27,800달러를 기록했으며, 이더리움(ETH) 역시 0.8% 상승한 1,62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금과 암호화폐 같은 대안 자산에 대한 투자를 자극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E3와 유엔의 이번 스냅백 조치 및 이란의 협력 거부는 국제사회의 외교적, 경제적 지형을 크게 흔들 가능성이 있다. 2025년에 접어들며 높은 원유 의존도를 가진 국가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무역·금융 시장에도 상당한 충격파를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미국과 이란 간의 지속적인 갈등과 그에 따른 중동 지역 불안정성에 의해 앞으로도 수차례 논란이 될 사안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