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제재 복원에 핵 합의 폐기 경고... 지정학적 긴장 고조

• 이란, 유럽 3개국의 제재 복원 시 국제원자력기구와의 핵 사찰 합의 폐기와 핵확산금지조약 탈퇴 가능성 언급.
• 지정학적 긴장 격화로 원유 및 암호화폐 시장 변동성 확대.

9월 14일 현지시각 크립토폴리탄과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란은 유럽 3개국(영국, 프랑스, 독일)이 유엔 제재 복원을 추진하면 국제원자력기구와의 핵 사찰 합의를 폐기하고, 핵확산금지조약 탈퇴를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번 발언으로 인해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크게 높아졌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는 이날 성명을 통해 "유럽 3개국의 적대적 조치가 지속될 경우 이란의 대응은 즉각적이고 전면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유럽이 실행하려는 제재 복원을 국제사회의 적대 행위로 규정하며 나온 강경한 입장 표명으로, 해당 제재는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 이후 강화된 경제적 압박 조치와 연관이 있다.

유럽 3국은 이란이 9월 28일까지 우라늄 보유량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자동으로 복원하는 '스냅백' 조치를 발동하겠다고 최후통첩했다. 이에 대해 이란은 "제재 복원이 이루어지면 국제원자력기구와의 모든 협력 합의를 즉각 무효화하고, 자국의 기술적 자유를 확보하기 위해 핵확산금지조약에서의 이탈을 단행할 권리를 행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강경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외교적 해법을 찾기 위한 노력을 병행하는 모습도 보였다. 최근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회담에서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 라파엘 그로시와 이란 외무장관 압바스 아라그치가 사찰 재개를 위한 임시 합의에 도달했다. 이 합의는 유럽의 추가적인 제재 조치가 없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이루어졌으며, 이란의 핵물질 위치 보고 제출과 공격으로 훼손된 시설의 점검 등이 핵심 사안이었다.

이번 갈등은 에너지와 금융 시장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 원유 공급 불안이 대두되면서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9월 14일 기준 배럴당 95.63달러로 4.1% 상승했다. 암호화폐 시장 역시 전반적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안전 자산을 선호하는 심리가 강화되며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의 가격이 각각 2.8%, 3.2% 하락했다.

긴박한 상황 속에서 9월 28일이라는 시한이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란이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유럽이 스냅백 절차를 추진하면, 국제원자력기구 및 국제 사회와의 기존 합의가 붕괴될 우려가 크다. 이는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고 에너지 및 금융 시장에 지속적인 불확실성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