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암호화폐 투자 금지 완화…비전문 투자자도 접근 허용

• 러시아 재무부-중앙은행, 제한적 암호화폐 투자 허용 합의
• 연간 30만 루블 투자 한도, 위험 인식 테스트 필수

30일(현지시각) 크립토폴리탄과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재무부와 중앙은행이 비전문 투자자에게도 제한적 조건 하에서 암호화폐 시장 접근을 허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러시아가 암호화폐를 합법적인 금융 자산으로 정의하고 이를 규제 틀 내로 포함시키려는 점진적인 방침 변화로 해석된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부 장관은 러시아-24 TV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중앙은행과 심도 있는 논의를 거친 끝에 비전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시장 측면 투자 방안을 최종적으로 도출했다"고 밝혔다.

新 규제안에 따르면, 비전문 투자자는 유동성이 높은 암호화폐를 연간 최대 30만 루블(약 3,800달러, 2023년 기준 환율로 약 1달러=79루블)까지 구매할 수 있다. 다만, 거래를 하기 전에는 위험 인식 테스트를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 반면 전문 투자자는 익명성 코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암호화폐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으며 투자 한도의 제한 없이 거래가 가능하다.

러시아 정부는 이번 합의에 따라 암호화폐와 관련한 법적 환경을 정비할 계획이다. 우선, 2026년 7월 1일까지 암호화폐와 스테이블코인을 약속된 가치와 교환 가능하도록 ‘통화 자산’으로 인정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어서 2027년까지는 불법 암호화폐 서비스 제공자를 대상으로 형사 책임을 묻는 법안을 도입할 전망이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암호화폐의 높은 변동성을 지적하며 투자 위험을 경고하는 동시에, "암호화폐는 본질적으로 주요 투자 수단으로 여겨질 만한 자산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규제를 통해 암호화폐를 완전히 배제하기보다는 통제 가능한 틀 속에서 금융 및 디지털 경제 내로 통합하려는 움직임임을 시사했다.

러시아는 전통적으로 암호화폐에 대해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해 왔으나, 이번 정책 변화를 통해 암호화폐와 디지털 자산에 대해 점진적으로 완화된 입장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국내 금융 규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암호화폐가 가진 잠재력과 위험성을 균형 있게 고려한 접근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