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값 금을 앞서다, 2025년 70% 급등… 공급난과 투자 수요 배경

• 구조적 공급난과 친환경 및 투자 수요 증가로 은값 급등.
• 런던금속거래소 재고 감소, 제조업 병목 현상, 아시아 수요가 주요 요인.

2025년 들어 은 가격이 70% 급등하며 같은 기간 55% 상승한 금을 능가했다. 은 가격의 가파른 상승은 구조적 공급 부족과 친환경 산업 및 투자 수요 증가가 주요한 배경으로, 전 세계 은 시장이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월 1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은 시장은 5년 연속 공급 부족 상황을 겪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의 은 재고는 2021년 중반 이후 3분의 1 수준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이와 함께, 멕시코와 페루 등 은의 주요 생산국들은 환경 규제와 신규 광산 개발 지연으로 인해 생산량 증가의 한계를 드러냈다.

산업 수요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은은 친환경 에너지 전환의 핵심 소재로 쓰이며, 전기차, 태양광 패널, 반도체 생산에 없어서는 안 될 원자재다. 이로 인해 제조업체들은 부족한 공급과 높은 가격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 특히, 산업계의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공급망 병목 현상은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 또한 빠르게 증가하면서 은 가격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금 가격이 이미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은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점에 주목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금·은 비율은 여전히 과거 평균보다 높게 유지되고 있어 은의 추가적인 상승 여력이 강조되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불안정성도 투자자들 사이에서 은을 금의 대안으로 평가받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중국과 인도는 은 수요를 견인하는 또 다른 주요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 최대 은 소비국인 두 나라는 지속해서 은 수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인도는 디왈리 축제를 앞두고 지난해 대비 두 배 증가한 수입량을 기록하면서 글로벌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런던 현물 가격이 뉴욕 선물 가격보다 높은 프리미엄으로 거래되는 가운데, 일부 트레이더들은 항공 운송까지 동원해 차익 거래를 시도하는 등 시장 과열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은 시장은 구조적 공급 부족과 아시아의 강력한 수요, 산업 및 투자 요인, 그리고 지정학적 불안정성 등 다층적인 요인들이 맞물리며 심각한 수급 불균형을 겪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의 은 재고 감소와 중국 및 인도의 강력한 구매력은 앞으로의 은 가격 변동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